TIGER 미국 나스닥100+15% 초단기 프리미엄 ETF 분석
ETF의 전성시대가 도래했습니다. 한 달에도 새로운 ETF 상품이 10개 넘게 상장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가 제공되고 구조도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공부는 필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ETF에 대한 기본적인 분석에 더해 특정 상품에 대한 장점뿐만 아니라 운용사에서 말하지 않는 위험과 단점까지 꼼꼼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이번에 살펴볼 상품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월배당 ETF 중 ‘TIGER 미국 나스닥100+15% 초단기 프리미엄’입니다. 이 상품은 커버드콜 구조에 제로데이트 옵션이라는 새로운 기법을 도입한 복잡한 상품입니다.
월배당 ETF의 종결자 : TIGER 나스닥 초단기
지난 6월 24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미국 나스닥100 15%프리미엄 초단기’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상품 설명만 들으면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기술주 지수인 나스닥100의 상승분을 90% 쫓아가면서 연 15%의 분배금(프리미엄)을 매달 제공하는 구조입니다.
이런 구조가 가능한 이유는 기존 월배당 커버드콜 ETF와 달리 ‘초단기 옵션’을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만기일이 하루 남은 프리미엄이 높은 옵션을 매일 사고팔아 더 많은 분배금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구조가 복잡한 만큼 투자 전에 꼼꼼히 공부하고 나에게 적합한 상품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제로데이트(0DTE·0 day to expiration) 옵션은 2022년에야 시장이 생긴 실험적인 분야로, 미국 금융시장에서도 논란이 많은 ‘뜨거운 감자’입니다.
연 15% 프리미엄이란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공하는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뿐만이 아닙니다.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도 연 15% 상당의 분배금을 주는 상품이 있습니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구조는 전혀 다르므로 함께 비교가 필요합니다.
TIGER 나스닥 초단기 상품분석
TIGER 미국 나스닥100+15%프리미엄 초단기 ETF(이하 TIGER 나스닥 초단기)는 미국 대표 지수인 나스닥100에 투자하면서 연 15%의 배당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월배당 커버드콜’ 상품입니다.
투자하기 전에 이 질문을 던져보세요. ‘나는 과연 매달 현금 흐름이 필요한가?’ TIGER 나스닥 초단기는 나스닥100을 90% 추종하고 프리미엄을 15% 준다고 하니 나스닥100보다 유리한 상품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5년 장기 수익률 그래프를 그려보면 이 상품은 월 분배금을 전부 재투자한다고 가정해도 나스닥100 수익률과 비슷할 뿐 넘어서지는 못합니다. 당장 현금 흐름이 필요하지 않다면 복잡한 구조를 공부하거나 옵션의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단순하게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ETF가 더 좋은 대안일 수 있습니다.
커버드콜은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한 미래 성과를 현금으로 전환하면서 대신 일정한 교환비용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TIGER 나스닥 초단기 상품은 연금 인출자에게 적합한 최적의 상품으로 보여집니다. 즉, 노후 생활비나 커피머니같이 월배당이 필요한 투자자라면 꽤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말하는 TIGER 나스닥 초단기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① 초단기 옵션 활용 ② 실물 운용 ③ 기초지수가 나스닥 100이라는 점입니다.
TIGER 미국 나스닥100 15%프리미엄 초단기 장점
장점 1 : 초단기 옵션
커버드콜 ETF가 분배금을 많이 주려면 콜옵션을 많이 팔아 프리미엄을 쌓아야 합니다. 하지만 분배금을 얻기 위해 옵션을 많이 팔면 그만큼 지수 상승분은 포기해야 합니다.
기존 커버드콜 ETF는 주로 ‘한 달에 한 번’ 옵션을 파는 먼슬리(monthly) 방식을 활용해왔습니다. 반면, TIGER 나스닥 초단기 상품은 만기 하루짜리 옵션을 매일 파는 제로데이트(0DTE) 옵션을 활용합니다.
프리미엄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로데이트 옵션을 월 20회가량 팔아 분배금을 쌓기 때문에 총 옵션 비중이 줄어듭니다. 높은 프리미엄을 얻으면서도 지수 상승분을 쫓아가는 구조가 가능해지는 이유입니다.
장점2 : 실물 운용으로 낮은 보수비용
ETF는 자산운용사가 직접 옵션을 거래하는 실물형과 증권사와 장외파생상품(스와프) 계약을 하고 위탁 운용하는 합성형으로 나뉩니다. 합성형은 현지 증권사의 전문성을 활용하고 거래 시차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위탁의 대가로 증권사에 약 1~2%의 비용을 지급해야 합니다.
TIGER 나스닥 초단기는 합성형이 아닌 실물형입니다. 합성 비용을 내지 않아도 돼 총보수가 0.45%로 해외 월배당 ETF 대비 낮은 편입니다. (미국 대표 커버드콜 ETF인 QYLD의 총 보수는 0.6%)
장점 3 : 기초지수가 나스닥 100
마지막으로 TIGER 나스닥 초단기의 기초지수는 나스닥100입니다. 이 지수는 미국 대표 기술주로 구성돼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나스닥100 지수는 지난 5년간 약 100% 상승했습니다.
미국 월배당 커버드콜 ETF로 유명한 QYLD와 비교해도 TIGER 나스닥 초단기의 초단기 옵션 전략과 낮은 총보수는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QYLD는 한 달에 한 번 옵션을 팔고, 총보수가 0.6%입니다. 하지만 QYLD와 마찬가지로 높은 분배금을 지급하는 대신 상승 여력을 제한하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합니다.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 초단기 옵션
옵션이란 ‘선택권’이라는 단어의 뜻에서 유래했습니다. 특정 기초자산을 계약당사자가 미리 정한 가격에 미래의 특정 시점(혹은 그 이전에)에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콜옵션(살 수 있는 권리)과 풋옵션(팔 수 있는 권리)이 있습니다.
옵션은 행사가격에 따라 등가격(ATM), 내가격(ITM), 외가격(OTM)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등가격 콜옵션은 행사가격이 발행 시점의 가격과 거의 같습니다. 반대로 콜옵션 행사 가격이 현재 가격보다 높다면 외가격(OTM)으로, 반대는 내가격(ITM)으로 표기합니다. ATM을 팔면 콜옵션 프리미엄이 높아 분배율을 높이는 데 좋지만 주가상승분이 제한됩니다. 반면, OTM은 프리미엄이 낮지만 주가 상승의 상당 부분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즉, 어떤 옵션을 팔든 프리미엄과 주가상승분은 대가관계에 있다는 의미입니다.
커버드콜의 구조도 결국 이런 옵션의 특성을 따라갑니다. 커버드콜 ETF는 콜옵션을 팔아 분배금을 마련합니다. 콜옵션을 판다는 것은 미래의 주가가 약속한 지점 이상으로 오르는 부분을 포기하는 대신 프리미엄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주가가 많이 상승할 때 콜옵션 매도자는 수익을 쫓지 못해 손해를 봅니다.
따라서 커버드콜은 분배금이 많아져도 지수 상승분을 쫓아가지 못하는 게 단점이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상품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초단기 옵션 활용입니다. 옵션 특성상 만기가 짧아지면 프리미엄이 높아집니다. 예를 들어, OTM 1% 나스닥 100 지수 콜옵션을 한 달에 한 번 팔 경우 연간 옵션 프리미엄은 86.8달러 수준이지만, 0DTE로 팔았을 경우 옵션 프리미엄 수익이 113.5달러로 늘어납니다. 제로데이트를 사용하면 옵션을 많이 팔지 않아도 높은 프리미엄이 가능합니다.
다만, 제로데이트가 만능은 아닙니다. 매일 옵션을 팔아야 하며, 특히 한국과 미국 간 시차로 인해 운용 난이도가 높습니다. 향후 변동성이 줄어들면 프리미엄이 낮아질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결론
TIGER 미국 나스닥100+15% 초단기 프리미엄 ETF는 월배당을 목표로 하는 투자자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초단기 옵션을 활용해 높은 분배금을 제공하면서도 나스닥100의 상승을 어느 정도 쫓아갈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만, 초단기 옵션의 복잡한 구조와 운용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므로 충분한 공부와 이해가 필요합니다.
현금 흐름이 필요하지 않은 투자자라면 단순하게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ETF가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추가로 커버드콜 ETF에 투자할 때는 옵션의 특성과 위험을 이해하고, 시장 상황에 따른 변동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TIGER 미국 나스닥100+15% 초단기 프리미엄 ETF는 신중한 검토와 함께 자신의 투자 목적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상품이 복잡하고 위험이 따르는 만큼, 투자 전에 충분히 연구하고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지 판단해야 합니다.